- 오광수 -
부르면 눈물부터 나는 이름이 있습니다
눈에 가득 눈물로 다가 와서는
가슴 한 편을 그냥 두드립니다
목소리를 막아가며 두드립니다
하지 못했던 언어들이 허공에서 흩어지고
잡지 못했던 미련들은 산마루에 걸렸는데
가슴 한 편의 문을 틀어 막으며
잊는다는 다짐은 세월 앞에 두었습니다
눈물이 가슴을 채울까 봐 부르지 못합니다
보고픔이 세월을 버릴까 봐 부르지 못합니다
한 점 바람에도 팔랑이는 나뭇잎처럼
흔들리지 않으려고 그리움도 그렇게 털어버립니다
그러나 가끔은 말입니다
아주 가끔은 말입니다
흘러가는 세월의 강둑에 서서
혼자 가만히 눈물로 불러보는 이름이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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