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청비 -
나 그냥 야생화로 있고 싶었습니다.
사람의 눈길 받지 않아도 좋을...
어쩌다 무심히 보아주면 그것으로도 좋을...
낮에는 지나는 구름과 눈맞춤하고
한자락 스치는 바람과 포옹도하며
간혹 찾아주는 벌 ,나비 손님과
진한 키스 정분 나누면서
잡풀들과도 어울려 충분히 외롭지 않은...
밤에는 달과 별과 소근대며
아침이면 이슬로 단장을 하고
나 차라리 그렇게
야생화로 있고 싶었습니다.
어느 바람 좋은 날
당신 눈에 내가 안기던 날 이후
나의 운명은 달라져
당신 방 모퉁이 화병에 다소곳 앉아
당신 눈길 마주함이 좋았는데
하루,이틀,시간 흐르며
게으러져 가는 당신은
내 목마름도 모르고
나 이렇게 당신 눈길 기다리며
초췌하게 시들어 가건만...
오들도 당신은 날보고
한폭의 정물화처럼
적막한 방 홀로 지키며
벽만 바라보라 하시네요.
이제 돌아 갈 곳 잃은 나
벌떼,나비,달과 별
옛날 이야기 그리워하며
예서 이리 고독하게 스러져 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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