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좋은ㅅi

바람과 향기 / 미상

 

 

                            - 미상 -


물이 말합니다.
빛깔로...
액체로...

꽃이 말합니다.
꽃으로...
향기로...

사람이 말합니다.
입으로...
눈으로...

느낌이 옵니다.
다가가는 모습으로...
다가오는 모습으로...

들려 옵니다.
사랑의 소리로...
이별의 소리로...

말하기 전에...
느끼기 전에...
들려 오기 전에...
그대의 감미로운 향기는
그대의 모습으로
이미 내 가슴에 와 있습니다.

말하렵니다.
바람에 낙엽처럼 사라진다 해도
푸른 바닷물이 허공을 가득 채우도록

소리의 끝이 머물수 없는
그런 감미롭고 달콤한 느낌이
강렬한 폭포가 되어
끝없는 곳에서
끝없는 곳으로

하얀 포말을 빛처럼 쏟으며
다가 가고 다가 오도록
말하렵니다.

소리없는 밤에는 별빛 앉은 창은
아름다운  동화의  필름이 
사르르 사르르 돌아가며
속삭이고 있어요.

소복 입은 뒷산은
연푸른 향기를 
은밀한 밀어처럼 풍기며
잎새없는 가지를 유혹합니다.

여기 보고 있고
여기 듣고 있어요.

바람이라면 향수처럼 
은은히 다가 왔다가
떠나갈 때는 그 감미로운 잔향으로
아쉬운듯 붙들지 말고
바람처럼 떠나가세요.

하지만
언제나 바람이 아니라
밤이면 별빛으로...
낮이면 햇살로...
마음가득 채워주는
조용하고 향기 가득한 
다정한 창으로
남아 주세요.

 

 

 

 

'♣좋은ㅅi' 카테고리의 다른 글

함정 / 최진수  (0) 2021.12.18
야생화의 비창 / 청비  (0) 2021.12.16
눈물에...얼굴을 묻다 / 원태연  (0) 2021.12.12
수선화에게 / 정호승  (0) 2021.12.12
이제 끝은 보지 않으리 / 유현주  (0) 2021.12.1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