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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은ㅅi

당신에게 가는 날 / 무진 오경호

 

 

 

            - 무진 오경호 -

 

 


당신에게 가는 날
하늘엔 반쯤 가려진 낮달이 떠 있습니다.

 

한평생 기도처럼 사셨던 당신
피멍 들게 그리고 그려도
갈증으로 속만 타는 모습뿐입니다.

 

눈물처럼 고인 이슬에
지친 목을 축이고
수천 번을 불러 세워도
당신은 그리움, 눈만 감깁니다.
목젖까지 차오르는 회환입니다.

 

박꽃처럼 환한 음성
내 안타까움이 먼저 달려가
고개 떨구고 심한 기침 앓이를 합니다.

 

마무 말 못 하고 속 울음들이 타 들어갑니다.

 

하늘이 내려와
국향 수놓아진 당신 자리에
두손 모아진 사랑이 됩니다.

 

부는 바람결이 참 따사롭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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